눈으로 보는 세상, 옵티컬아트

2019 대한민국과학교사큰모임 발표자료입니다. 다른 곳에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경기 송림고 김형수

Ⅰ. 들어가며

1. 과학탐구실험 평가의 어려움

2018학년도 입학생부터 시작된 통합과학과 과학탐구실험 교과를 운영하며, 통합과학은 그나마 이전 과학(융합과학)과 크게 바뀌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탐구실험은 이와 다르게 이전에 없었던 2단위 필수 수업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평가를 통해 1~9등급으로 성적을 나누어야 합니다. 물론 A, B, C의 3단계 평가라고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는 듯합니다. 모든 선생님들도 동일하게 느끼셨겠지만 과학탐구실험을 지필평가로 평가하자니 도저히 문제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실험으로만 평가하자니 동일 성적에 대한 두려움도 크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어떤 방식의 평가가 좋을까요? 아직도 전 고민 중입니다.

2. 과학탐구실험의 교과구성

과학탐구실험은 과학과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발된 교과입니다. 현재 송림고등학교에서는 동아출판사에서 출판한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림 1] 과학과 핵심역량 (출처:동아출판 과학탐구실험 교사용지도서)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는 크게 3가지 파트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역사 속 과학탐구, 생활 속의 과학탐구, 첨단과학탐구입니다.

[그림 2] 과학탐구실험 내용요소 (출처:동아출판 과학탐구실험 교사용지도서)

3. 과학탐구실험에 대한 나름의 해석

역사 속의 과학탐구 단원은 과학에 대한 탐구방법을 알려주는 단원입니다. 과학 이론이나 가설이 발견되는 과정이나 패러다임의 전환, 그리고 과학에서 중요한 귀납적 탐구와 연역적 탐구를 다루게 됩니다. 결국 과학탐구실험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탐구하는 방법에 대해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하자는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이 단원의 내용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단원인 생활 속의 과학탐구는 다양한 실생활 속에서 보이는 과학 현상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측정하면서 과학적 문제해결력을 키워나가는 단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아이들과 많은 실험을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나의 소단원을 2~3차시로 구성을 하고 1차시는 이론적 배경을 만들고 실험을 계획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은 차시를 이용해 실험하고 결론을 도출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단원인 첨단 과학탐구는 최신 과학과 트랜드 그리고 전통과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과학신문만들기, 태양전지판 이용 실험, 앙부일구 만들기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현재 과학탐구실험에 3분의 선생님이 함께 통합과학과 연계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1월에 머리를 모아 과학탐구실험에 대한 고민을 하였고, 결국 수행평가 100%로 과학탐구실험을 평가하자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총 5가지로 실험으로 평가를 하고 그 평가는 [그림 3]과 같이 서술형평가, 논술형평가, 실험평가1,2, 창의성평가로 나누었습니다.


[그림 3] 송림고등학교 과학탐구실험 평가 구성

이 5가지 평가 중 창의성 평가로 진행한 ‘눈으로 보는 세상_옵티컬 아트’를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Ⅱ. 수업 나누기

1. 수업 소재 _ ‘옵티컬 아트(Optical Arts)’란

평소 트릭아트라고 불리는 옵티컬 아트에 관심이 있어 학생들의 낙서를 몇 가지 카메라에 찍어 둔 것이 있습니다. 참 우리 아이들 대단합니다.


[그림 4] 도서관 아이들 낙서

과학탐구 실험을 준비하면서 ‘눈으로 보는 세상’이라는 소단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이 소단원을 이용하면 재미있게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착시현상이란 재미있는 소재를 이용하는 옵티컬 아트, 줄여서 옵아트는 현대 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팝아트의 상업주의와 지나친 상징성에 반대하는 성격으로 1960년대 탄생하게 된 옵아트는 원근법상의 착시나 색채의 장력을 통하여 시각상의 효과를 추구하는데, 현대에 들어서는 이를 더욱 다양하게 응용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림 5] 다양한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옵티컬아트(출처:http://www.aakashnihalani.com/)

뉴욕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아카시 니할라니(Aakash Nihalani)는 이런 착시 현상을 평면이 아닌 공간에 응용하여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마스킹 테이프와 보드지, 그리고 우리 주변의 모든 공간을 활용하여 평면을 사진과 같은 입체적인 상상 공간으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만으로도 충분히 착시 미술인 옵티컬 아트를 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고 바로 수업에 적용해보고자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2. 수업의 구성

가. 수업 차시 구성 ‘눈으로 보는 세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뇌가 어떻게 느끼게 되는가를 시각적 측면에서 이해하는 과학적 개념을 알려주고, 실제 옵티컬 아트를 계획하고 만들어 창의성 키우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업은 3차시로 구성하였으며 교과서 내용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차시 학생 활동 교사 활동
1차시 – 옵티컬 아트 제작을 위한 모둠 구성 및 토의 (4~5인 1모둠) – 착시의 이해 – 옵티컬 아트 소개 – 평가 요소 안내
2차시 – 옵티컬 아트 제작 – 관찰 평가
3차시 – 작품 발표 및 상호평가 – 관찰 평가

 

3. 수업 평가

과학탐구실험을 100% 수행평가로 진행하기에 보다 세밀한 평가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가장 쉬운 옵티컬 아트를 선생님들과 함께 오른편 그림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전에 학생들이 한 낙서를 이용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하나의 작품을 만들면서 핸드폰을 이용해 만드는 팁과 평가요소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 평가 계획은 아래와 같습니다.

평가요소는 크게 5가지로 옵티컬 아트에 대한 개념 확인을 하는 ‘관찰하기’와 모둠활동을 통한 ‘계획하기&그려보기’, ‘만들기’, ‘발표하기’, 그리고 모둠 간 상호평가를 하는 ‘상호평가’ 입니다. 아이들이 모둠별로 만들기를 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참여도를 관찰평가를 하게 됩니다.

4. 수업 결과 공유

4인 또는 5인 1모둠으로 구성하여 1차시에 학생들은 자신들의 옵티컬 아트를 구상하였습니다. 그리고 2차시에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하여 직접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가능한 아이들의 창의성을 보고 싶어 계획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부분의 모둠은 이미 이전에 있던 작품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물론 일부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입체시라는 개념을 배우고, 선생님의 팁을 들어서 인지 휴대폰을 이용하여 작품 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교사에게 전송하여 결과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3차시에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상호평가를 하여 수업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Ⅲ. 마치며

학생들의 창의성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수업에 대한 요구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과 수업 내에서 그러한 요소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본 수업을 하며 아이들의 창의성 역량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창의성의 시작점은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번 수업을 통해 수업을 구성하는 과학교사의 역량이나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학생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소재를 찾고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옵티컬 아트를 만드는 수업 과정에서 매우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습니다. 평소 눈으로 보던 것을 직접 만들고, 실제로 본인들이 보던 작품을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그러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게 된 계기였다고, 한 학생이 말해주었습니다. 과학탐구실험 교과는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 연수를 통해 학생들에게 ‘과학의 재미’와 ‘과학을 한다.’라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과학탐구실험에 대한 해법을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찾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